1. 줄거리
영화 *더 랍스터(The Lobster)*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배경으로, 사회가 강요하는 연애와 결혼 제도에 대한 풍자적인 시각을 담은 작품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고, 콜린 파렐과 레이첼 와이즈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 연애와 결혼이 법으로 강제되는 사회다. 싱글이 된 사람은 특별한 호텔에 수용되며, 45일 안에 새로운 연인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게 된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동물을 선택할 수 있으며, 주인공 데이비드(콜린 파렐)는 ‘랍스터’가 되길 희망한다. 랍스터는 오래 살고, 생식력이 좋으며,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는 아내에게 버림받고 호텔에 수용된다. 호텔에서는 참가자들이 새로운 연인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연애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공통점’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코피가 자주 나는 사람은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과 짝을 이루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도 데이비드는 짝을 찾지 못하고 점점 불안해진다. 결국 그는 감정을 속여 무정한 여성과 가짜 연인 관계를 맺지만, 그녀가 개가 된 자신의 형을 죽이는 것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이를 계기로 호텔에서 도망쳐 숲속으로 숨어든다.
숲속에는 ‘솔로 연합’이 있다. 이들은 연애를 금지하고, 커플이 되는 순간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데이비드는 이곳에서 진정한 사랑을 만난다. 바로 근시안을 가진 한 여자(레이첼 와이즈)다. 두 사람은 호텔 사회와 솔로 연합의 규칙 사이에서 갈등하며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나 솔로 연합의 지도자는 그들의 관계를 눈치채고, 여성을 실명시킨다. 사랑의 기반이었던 공통점(근시안)이 사라지자, 데이비드는 그녀를 위해 극단적인 결정을 내린다. 영화는 데이비드가 식당 화장실에서 자신의 눈을 찌르려는 듯한 장면에서 열린 결말로 끝난다.
2. 역사적 배경
▶ 전체주의와 사회적 통제
영화는 개인의 사랑과 관계를 법으로 규정하는 사회를 그리고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전체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집단적 가치를 강요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특히 20세기 초중반의 파시즘, 공산주의 국가들의 억압적 체제를 풍자하는 요소가 강하다.
- 나치 독일, 소비에트 연방: 개인보다는 국가와 사회의 이익이 우선시되며, 정부가 결혼과 출산을 적극적으로 통제한 사례가 있다.
- 중국의 결혼 정책: 20세기 후반, 중국 정부는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하며 가족 계획을 강요했다. 또한, 특정한 연령이 되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압력을 가했다.
영화 속 호텔과 솔로 연합은 이런 사회적 통제 시스템의 극단적인 두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 현대 사회의 연애·결혼 문화
현대 사회에서도 연애와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여전히 사회적·문화적 압력이 존재한다.
- 결혼 압박: 일부 사회에서는 일정 나이가 되면 결혼을 강요받거나, 결혼하지 않으면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다.
- 연애 어플과 조건 중심의 만남: 영화에서 연애가 ‘공통점’으로 이루어진다는 설정은, 현실에서 사람들이 연애 어플이나 소개팅을 통해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람을 찾는 방식과 유사하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이런 현실을 과장하여, 사람들이 감정이 아닌 ‘공통점’만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 기괴한 사회를 만들어 냈다.
3. 총평
더 랍스터는 현대 사회의 연애와 결혼 제도를 블랙코미디와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작품이다.
장점
- 독창적인 설정: 결혼을 강요하는 사회와, 반대로 연애를 금지하는 반대 집단을 동시에 등장시켜 사회적 모순을 보여준다.
- 강렬한 풍자: 연애와 결혼에 대한 현대 사회의 모순과 위선을 극단적으로 꼬집는다.
- 배우들의 연기: 콜린 파렐과 레이첼 와이즈의 감정 절제된 연기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 미니멀한 연출: 불필요한 감정을 배제한 건조한 연출이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다.
단점
- 난해한 스토리: 명확한 설명 없이 열린 결말로 끝나기 때문에, 관객에 따라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 감정선 부족: 의도적으로 감정을 배제한 대사와 연출이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 잔인한 설정: 동물로 변하는 벌칙이나 잔인한 장면들이 불편할 수 있다.
한 줄 총평
"사랑이 강요될 때, 그리고 사랑이 금지될 때…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추천 대상
- 독특한 디스토피아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
- 현대 사회의 연애와 결혼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 블랙코미디와 풍자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더 랍스터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인간 관계의 본질을 탐구하고, 현대 사회의 연애 방식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결혼과 연애가 필수인가? 우리는 정말 ‘조건’으로 사람을 사랑하는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연애와 결혼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