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엘 에반스(조이 킹)와 리 플린(조엘 코트니)은 같은 날 태어나고,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단짝 친구다. 두 사람은 ‘우정 규칙’을 정해놓고 철저하게 지키며 지내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규칙 중 하나는 바로 리의 형, 노아 플린(제이콥 엘로디)과 엘은 절대 연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아는 학교에서 인기 많은 킹카이자,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로, 특히 싸움 실력도 뛰어나 친구들 사이에서 우러러보는 존재다. 반면, 엘은 평범한 소녀지만 쾌활하고 자신감 넘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학교 축제가 열리면서, 엘과 리는 ‘키싱부스(Kissing Booth)’라는 이벤트를 기획한다. 이 이벤트에서 참가자들은 가면을 쓰고 무작위로 상대와 키스를 하게 된다. 뜻밖에도 엘은 노아와 키스를 하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처음에는 리와의 우정 때문에 노아를 피하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아의 적극적인 구애에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 엘과 노아는 몰래 연애를 시작하게 되지만, 이를 리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한다. 엘과 노아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리는 배신감을 느끼고 엘과 크게 다툰다. 리에게는 가족처럼 소중한 친구였던 엘이 형과 비밀 연애를 했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었던 것이다. 엘은 리와 노아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힘들어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리와 화해하게 된다.
한편, 노아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어 곧 학교를 떠나야 한다. 엘과 노아는 이별을 앞두고 더욱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지만, 결국 노아는 예정대로 대학에 가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노아는 엘을 깊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며, 둘의 사랑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2. 역사적 배경
키싱부스는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 영화 같지만, 그 배경에는 흥미로운 현대 영화 산업의 변화가 반영되어 있다. 영화의 원작은 베스 리클스가 2012년 Wattpad에 연재한 동명의 소설로,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출판 계약까지 성사된 작품이다. Wattpad는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소설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당시 많은 젊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를 생산해냈다. 키싱부스는 이러한 새로운 문학적 흐름 속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존의 출판 시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한 작품이다.
영화가 제작된 2018년은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며, 하이틴 로맨스 장르를 적극적으로 밀어주던 시기였다. 키싱부스는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를 통해 단독 공개되었으며, 이는 2010년대 후반의 콘텐츠 소비 방식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사례 중 하나다. 기존의 청춘 영화들이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다면, 넷플릭스는 스트리밍을 통해 즉각적인 글로벌 팬층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이 시기는 하이스쿨 뮤지컬(2006), 이프 아이 스테이(2014),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2018) 등 청춘 로맨스 장르가 다시금 부흥하는 시점이었다. 키싱부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작되었으며, 전형적인 10대 로맨틱 코미디의 구조를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해 빠른 전개와 가벼운 유머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된 후,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남자 주인공인 노아의 폭력적인 성향이 지나치게 로맨틱하게 포장되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2010년대 후반은 페미니즘과 젠더 감수성이 점차 강화되던 시기였기에, 이러한 비판은 더욱 부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싱부스는 넷플릭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후속작까지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3. 총평
키싱부스는 가볍고 달콤한 하이틴 로맨스 영화로,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매력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유쾌한 분위기, 그리고 눈길을 사로잡는 로맨스 스토리가 결합되어 10대 관객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조이 킹과 제이콥 엘로디의 케미스트리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두 배우는 촬영 후 실제로 연인 사이로 발전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예측 가능하고, 몇몇 장면에서는 진부한 설정이 반복된다. 예를 들어, 여주인공이 친구의 형과 사랑에 빠지는 클리셰나, 남자 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보호하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서사는 기존 하이틴 영화에서 여러 번 사용된 공식이다.
또한, 노아의 캐릭터가 다소 폭력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맨틱한 남주인공으로 미화되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종종 주먹을 쓰며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엘을 과도하게 보호하려 하면서 지배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는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었으며, 2010년대 후반의 젠더 감수성이 강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싱부스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하이틴 로맨스 영화로서 충분한 매력을 지닌다. 깊이 있는 서사를 기대하기보다는,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관객에게 적합한 작품이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10대 관객층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넷플릭스에서 가볍게 시청하기 좋은 영화다.
결론적으로, 키싱부스는 뻔한 전개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인 연출과 매력적인 배우들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하이틴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볍게 볼 만한 영화다.